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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5일 학교에서(황규준)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09-09-30 12:01:41
  • 조회수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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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2009년 9월 25일 금요일. 우리 학교 half-day 날이다. 학교에 행사가 있거나, 중요한 날 전후에 가끔씩 half-day를 하는데, 이 날은 11시 반에 학교가 끝난다. 한국에서 학교에 다닐 때는 단축 수업을 한다고 하면 시간당 5분, 10분씩 줄이는 정도였는데, 내가 다니는 미국 학교에서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모든 시간을 반으로 줄여 수업한다. 수업시간에 진도는 나가지 않고, 선생님들은 숙제 확인을 하거나 이런저런 수업 외 이야기를 하시는 게 보통이다.
  난 이런 날이 되면 학교를 일찍 끝내고 집에 와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여가시간을 즐기거나 여유롭게 낮잠을 즐겼지만, 오늘은 달랐다. 며칠 전에 친구를 통해서 오늘 치러지는 직업 탐구 시험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 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신청했다. 그래도 수업시간이 25분씩으로 빨리 진행되었기에 다 끝나도 평소와 같이 3시 경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내가 사고를 쳤다. 이번 수요일에도 양복을 안 가져가서 다시 집에 왔다 학교에 가느라 지각한 일이 있었는데... 그보다 좀 더 큰 사고를 낸 것이다.
  먼저 이해를 위해서는 짧은 설명이 필요하겠다. 우리 학교는 사립학교라 복장 규정(Dress Code)이 있다. 학생들은 단색의 규정된 옷을 입어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는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학교 옷을 팔아서 입을 수 있게 하는데, 그 중 하나가 Blue Crew옷이다. 학교 색깔인 파랑색 옷인데, 이 옷은 학교에서 정하는 Blue Crew Day에만 입을 수 있다. 이 때 좋은 것은, 학교 복장 규정인 단색 바지가 아닌 청바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이 날에는 Blue Crew 셔츠와 청바지를 입어서, 파랑색으로 물든 학교를 볼 수 있다. 매년 디자인을 바꾸고, 새 옷을 입게 하는 걸 보면 돈을 버는 목적임을 알 수 있어 기분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나도 그 옷을 하나 구입했다.
  그렇다. 오늘 난 Blue Crew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학교에 갔다. 그런데 오늘은 Blue Crew Day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학교 첫 날, 교장선생님 말씀이 있었을 때, 나는 학생들이 매 금요일마다 이 옷을 입을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만 그렇게 들었었나? 어디서 오해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 같이 계셨던 우리 엄마도 그렇게 들었다고 하셨다. 음, 핑계는 그만두고. 어쨌든 나 혼자 파란 옷과 청바지를 입고 학교에 갔다. 나 혼자 말이다.

  `Hey, Guy Joon(내 미국이름이 Guy인데, 한국이름인 Gyu Joon과 섞어서 많이 불린다...). Today is not Blue Crew day. Why did you wear him?`
  어! 첫 교시인 성경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락커 비밀번호를 맞추고 있었던 나는, 그 순간 나 혼자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What? Are you serious? Dang it, I'm screwed.`
  그 순간 난 정말 당황했다. 어떡하지? 마치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기분이었다.

  어떤 친구들은 나보고 복장 규정에 대해 반항하는 거라면서 대단하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또 어떤 아이들은, 그냥 선생님들한테 한국말을 쓰면서 몰랐다고 하면 선생님들도 어쩔 수 없을 거라며, 장난스런 조언을 해 주기도 했다. 난 1교시가 끝날 때까지는 친구들 사이에서 잘 숨어 다녔다.
  하지만, 2교시가 시작할 때 한 선생님이 날 발견하시고는 괜찮으니 교무실로 가라고 하셨다. 마침 복장을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자리에 안 계셔서,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상담 선생님과 내 대학교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오히려 내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곧 복장 담당 선생님이 오셨는데, 오늘이 half-day여서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으셨고, 창고에서 남는 옷을 가져다 주셨다. 난 서둘러 갈아입고, 3교시부터는 제대로 된 복장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휴.
  11시 반에 학교가 끝났고, 옷을 다시 원래대로 갈아입었고, 미술 교실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실 나는 오늘 점심도 까먹고 챙기지 않아 친구와 샌드위치를 나눠먹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 회의 등 이것저것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직업 탐구 시험 응시자들은 학교 옆 교회를 빌려 시험을 보았다. 내가 본 시험은 ‘ASVAB‘이라는 시험이었고, 이 시험은 나라 국방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시험 중에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학생의 재능을 알아보고, 직업을 조사할 수 있는 시험이었다. 수학, 과학, 영어 과목에서 상식적인 문제들이 나왔고, 엔지니어링에 필요한 상식문제들도 많이 있었다. 어려운 시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시험을 볼 때 난 15문제를 제한시간 13분에 겨우 풀어내서, 다시 한 번 영어책을 많이 읽을 필요성을 느꼈다. 시험은 3시 조금 전에 끝이 났고, 나는 친구가 태워주는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오늘은 아주 실수에 실수가 겹친 흥미진진한 날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하니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더구나 영어 공부의 필요성도 뼈저리게 느끼고, 내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유익한 하루였다. 많은 일들 때문에 조금 지쳤었나?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난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Sep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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