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 are the champion, my friend ♬
  ♬ And we'll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

  얼마 전, 11월 4일 저녁 늦은 시간, tv에서는 엄청난 환호소리와 함께, Queen의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뉴욕에서 전해져 온 이 노래 소리는 나를 조금 속상하게 했지만, 그래도 멋있었다. 그 날은 New York Yankees 가 Philadelphia Phillies를 이기고 통산 27번째 우승을 차지한 날이다. 박찬호를 비롯한 좋은 투수들과, 대형 타자들이 있는 Phillies가 이기길 바랐지만, 역시 돈이 많은 Yankees의 파워에 밀리고 말았다. 들리는 바로는 Yankees가 팀의 주요타자 Jeter와 Rodriguez를 지키기 위해 500억을 넘게 쓴다고 한다. 내가 있는 도시 Kansas City가 팀 Royals전체를 위해 쓰는 돈 이상이다. MLB에서 최고 부자인 Yankees. 그래서 야구를 보는 사람들은 크게 Yankees가 이기기를 바라는 사람, 또는 Yankees와 경기하는 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쨌든, 해외파 한국선수인 박찬호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이번 World Series에서는 Yankees팬들이 오랜만에 웃었다. 내년 시즌에는 박찬호가 어느 팀에 있든지 좀 더 활약해 주기를 내심 바란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미국 스포츠에 대해서 써보고 싶다. 조사를 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 한에서 적어보려 한다. 스포츠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미국. 먼저 미국의 3대 스포츠라고 하면, 야구, 풋볼, 농구라고 하겠다. MLB(야구)가 4월에 시작해서 10월 쯤 World Series로 막을 내리면, 9월 쯤 부터는 NFL(풋볼)이 시작된다. 야구가 Post Season을 진행 중일 무렵인 10월 말 쯤에, NBA(농구)는 개막전을 시작하여 6월 정도에 Final게임을 벌이고, 야구로 다시 바통을 넘긴다. 야구, 농구 시즌과 조금씩 겹치는 풋볼은, 겨울시즌을 보내고 1월 말이나 2월 첫째 주 Super Sunday에 Super Bowl경기를 치르게 된다. 참고로, 2006년 혼혈 한국인인 Hines Ward가 경기 후 MVP를 따내어 화제가 되었던 그 날, 내가 미국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친구 집에서 처음으로 풋볼을 제대로 본 날이 바로 이 Super Sunday이다.

  야구와 농구 시즌이 길고 가늘다고 표현하자면, 풋볼을 굵고 짧다고 말하고 싶다. 팀 별 정규시즌 각각 162경기와 82경기를 벌이는 야구와 농구를 생각해보면, 고작 16경기를 벌이는 풋볼의 규모는 딱 봐도 너무 작아 보인다. 풋볼은 게임 특성상 자주 게임을 하지 못하기에, 일주일에 한번, 주일오후에 경기를 한다. 그래서 Heidi는 교회를 다녀와서 소파에 앉아 4번 채널에서 방송하는 Kansas City Chiefs 경기 보는 것으로 주일을 보낸다. ^^ 이곳에 와서 풋볼을 많이 배우고 있는데, 솔직히 지역 팀인 Chiefs는 지금 너무 못한다... 풋볼을 조금만 더 설명하자면, 미국에서는 NFL 못지않게 대학풋볼리그도 규모가 크다. 프로리그와 겹치지 않게, 매주 토요일에 경기가 펼쳐지는데, 취향에 따라는 대학풋볼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대학풋볼의 인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은 좋은 풋볼 팀을 가졌다는 이유로 대학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물론, 다른 스포츠도 비슷하겠지만 말이다.

  다시 야구 이야기를 조금 하자. 박찬호가 NL(National League)에서 열심히 공을 던지면, AL(American League)에서는 추신수가 한국인으로서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NL과 AL은 미국 프로야구 팀들을 크게 두 개로 나눈 것이고, 각각 3개의 지구(bracket)를 가진다. 예를 들면 박찬호는 NL중의 동부지구, 추신수는 AL의 중부지구에 속한다. 가끔씩 Inter-league경기라는 것이 있지만, 두 리그사이의 경기는 그리 많지 않아서 두 선수의 대결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리그 내, 각 지구에는 5개 정도의 팀이 속하는데, 지구별 우승팀 3팀과, 가장 좋은 승률을 가진 2위 한 팀을 뽑아서, 리그별 4강전을 한다. 이걸 Post Season이라고 하는데, 각 리그 우승팀이 만나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바로 World Series이다. 처음에 언급했었는데, Yankees는 AL우승팀, Phillies는 NL우승팀으로써 7전 4선승제의 경기를 얼마 전에 벌였다.

  얼마 전에 뉴스로, 기아타이거즈가 Korean Series에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SK와이번스를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자가 올라가 주기를 은근히 바랐던 나지만, 오랜 부진 끝에 호랑이가 다시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은 왠지 반가웠다. 한국의 스포츠 문화도 많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직은 역사와 규모 때문에 미국에 비해서는 많이 딸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에서도 스포츠가 세계적인 규모로 많이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Nov 17,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