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기(2013년 1월 학기) 교환학생 강상원 신문에 나다!

“낯선 경험들…직업 아닌 “진짜 꿈 찾는 원동력 됐죠”

강상원 군은 풋볼 대표팀으로 활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지 학생들과 친해져  계속 미국에서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직업이 꿈인 삶은 너무 슬프잖아요. 미국의 청소노동자들이 대기업 다니는 우리 아버지보다도 삶의 여유를 즐기고 있어 놀랐어요.”

미국 교환학생 과정을 마치고 캔자스 주에 있는 헤이든 고교(Hayden Catholic High School)에 재학 중인 강상원 군. 인터뷰 말미에 꿈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진부한 질문에 의외의 답을 했다. 판사, 검사, 의사, 과학자, 변호사, 대기업 임원 같은 ‘직업’을 꿈으로 삼고 오늘도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와 전투를 벌이듯 하루 15시간 이상을 싸우고 있는 한국의 학생들과는 표정이 달랐다. 

“어머니가 미국에 가서 1년만 놀다오라고 하셨어요. 공부가 아니라 정말 놀다 오라는 것이라면 가겠다고 흔쾌히 답했죠.”

강군이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떠난 것은 지난해 1월. 행신고등학교 1학년을 막 마친 후였다. 배정된 곳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냈던 남부의 아칸소 주. 도착한 시간이 저녁이어서 몰랐는데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집 주위가 온통 숲으로 둘러싸인 완전 시골이었다. 

그가 다닌 파우크 고등학교(Fouke High School)도 9~12학년이 약 300명 내외인 시골 공립학교였다. 친구들은 동양에서 온 키 180cm의 상원군에게 호감을 보였다. 언어면 언어, 공부면 공부 무엇이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로 나서서 상원군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다. 학교 풋볼팀 선수로도 활약하는 등 운동을 잘하는 상원군은 한국에 돌아오는 걸 망설일 정도로 친구들과 친해졌다. 

그러는 사이 그의 삶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한국어로 했어도 힘들 해부학 과목에서 영한사전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친구들에게 물어가며 100점 만점을 받았다. 동물 박제사인 호스트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안 해본 일 또한 없었다. 비 맞으며 사냥을 하고, 온갖 동물을 박제하는 과정을 돕고, 야드 세일 때는 창고에서 무거운 짐을 옮기고, 새벽부터 일어나 호스트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집안일도 나눠서 했다. 머리는 미용학원에 가서 4달러만 주고 깎을 정도로 아끼고 절약하는 경제관념도 자연스레 생겼다. 1년간의 교환학생 기간을 마치고 선택을 해야 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이 무척 크죠. 조심스레 부탁을 드렸어요. 미국에서 더 공부하고 싶다고요. 어머니도 자신의 삶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라고 하면서 응원해주셨어요. 감사하죠.”

학교는 일부러 한국 학생이 거의 없는 캔자스 주 헤이든 고등학교(Hayden Catholic High School)를 선택했다. 이곳에서도 강군은 탁월한 실력을 나타내며 학교 풋볼팀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학점도 11학년 3.98로 우수하다. 미국에 1년만 더 일찍 갔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빠른 때라고 여긴다. 

“넉넉지 않은 여건 속에서 저를 뒷받침 해주신 부모님을 위해서 장학금을 받고 미국 대학에 진학할 겁니다.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게 만들 겁니다. 저에게는 세상 어디를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제 스스로 먹고 살 자신감이 있어요.” 

인생은 끊임없는 과정의 연속이다. 강상원군의 앞날에 어떠한 일이 생기건 그 내딛는 한걸음한걸음이 힘차게 이어질 것만은 틀림없어 보였다. 

 




권구영 기자 nszone@mygoyang.com 

출처 : MYGOYANG 제67호 2014.6.26  http://www.mygoyang.net/education/15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