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학생 어머님

매일 영어 공부를 시키면서도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대한 여행을 시켜주지 못해 아쉬워하곤 했습니다. 가족이 여행을 가면 어른 위주로 여행을 계획하게 되고 아이 혼자 보내자니 불안해서 감히 생각조차 못하게 되었지요. 그러던 차에 1학기 초 우연한 기회가 되어 아이에게 체험의 기회를 보여주고자 그리고 영어에 대한 아이의 열정을 알기에 아이를 설득하여 보내게 되었습니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아들은 들떠 있었지만, 엄마인 나는 불안하고 초조한 가운데 생활에 필요한 준비물과 간단한 영어 인사정도 또 전자사전을 준비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공항에서 아이들을 배웅하고 돌아왔습니다. 

떠나 보내고 유학원에 전화를 해 잘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걱정되는 마음은 여전하였습니다. 난생처음 그것도 머나먼 땅에 아이를 보낸 모든 부모님들 다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먼 나라에서 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과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음식이 입에 맞을까, 새로운 환경과 문화가 다른데 혼자 잘 견딜 수 있을까, 아이한테 전화는 오지 않고 기다리다 못해 홈스테이 가정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궁금한 말들을 연신 계속해서 묻자, 우리아이 첫 마디가 “엄마, 너무 좋아요.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음식도 먹을 만 하고 대화도 통해요. 내가 영어를 잘 못해도 다 알아들어요. 그리고 여기 가족이 모두 잘 해주고 친절해요..”

그리고 줄줄이 식구들 이름을 대며 그곳 얘기를 늘어 놓았습니다.

이야기를 그칠 줄 모르는 우리 아이의 말을 듣고, ‘다행히도 잘 적응하고 있구나!’ 생각하니 그 동안 걱정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녹는 듯 했습니다.

그 곳에서 정규 학교를 다녔는데, 캐나다 학생들과 현지식 수업을 하면서 제법 영어가 늘었는지 많은 외국 친구도 사귀고, 방과 후에는 홈스테이 가족의 지도를 받으면서 숙제도 같이하고, 집안일도 같이 돕고, 그야말로 외국 생활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아주 재미있다고 합니다.

또 주말에는 홈스테이 가족과 가까운 근교로 여행을 가거나 공연 관람 등을 다녔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찍어 온 사진만 쳐다봐도 우리 가족은 즐거워했답니다.  

눈이 파랗고 머리가 노랗고, 환경과 문화 언어가 다른 곳에서 가족과 떨어져 잘 지내고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뿌듯했습니다.  

돌아오는 날 손을 흔들면서 첫 번째로 공항문을 나오는 모습이 얼굴에 살도 좀 붙은 것 같고 유난히 늠름해 보였습니다. 공항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은 배웅 나간 엄마에게 그 동안 있었던 얘기를 들려주는 아이들의 언성으로 시끌벅쩍 하였습니다.  

처음 공항에 아들을 홀로 떠나 보낼 때의 그 초조함과는 달리 성숙해지고, 자신감 붙은 우리 아이를 보니 경험만큼 값진 것은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 영어뿐만이 아니라 인생에서 많은 배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소중한 경험을 겪음으로 우리 아이가 조금 더 넓은 생각을 하며 시각을 갖고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부모로서의 행복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