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상담을 하다 보면 항상 듣는 얘기가 과연 1년 교환학생 후 귀국하면 공부를 잘 따라갈까? 대학진학 하는 데 얼마나 유리할까? 와 같은 이야기들이다.
1년 후 학업, 3년 후 대학 진학을 걱정하는 것이다. 영어실력? 내신성적? 특별활동? 과연 어느 것이 대학 진학하는 데 유리할까? 오로지 대학진학에 대한 고민 뿐이다.
이런 고민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좀더 멀리 내다 보고 난 후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순서일 것 같다. 10년 후 내 자녀의 모습이 어떨지를 먼저 그려보자. 26세 건장한 청년이 되었을 때 내 아이의 모습을 먼저 그려보고 그 그림에 따라 오늘, 내일의 과제를 챙겨 보자는 것이다.

10년 후를 왜 내다 봐야 하는 지 삼성의 사례가 잘 말해 준다.
30년 전인 1980년대 초기에 이병철 회장은 10년 후의 삼성을 대비하여 반도체 공장을 지었고 20년 전인 1990년대 초 애니콜휴대폰을 만들기 시작했다. 애니콜휴대폰은 2000년대 삼성이 세계기업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최고의 공헌을 하였다. 그리고 2010년 오늘 이건희 회장이 10년 후를 위하여 친환경과 건강을 키워드로 새로운 사업분야(태양광, 의료사업 등)를 준비하자고 했다.
10년 후를 내다보는 고민이 삼성을 세계 1등기업으로 만든 비결이다.

삼성의 얘기를 우리 자녀교육 문제와 결부해 보자.
당장 코앞만 보지 말고 10년 후를 보자. 10년 후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10년 후 내 자녀에게 필요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10년 후를 예측 하면서 자녀의 경쟁력을 위해 오늘 무엇을 준비할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아니 지금 당장 가계를 꾸려가고 직장생활 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10년 후를 생각하냐고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귀찮고 힘들지라도 10년 후를 내다보는 고민이야말로 지금 당장의 자녀가 책상 앞에 있는지 없는지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삼성 같은 성공한 기업이 감이 와 닿지 않는다면 성공한 사람들의 히스토리를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항상 그들은 남보다 멀리 내다보고 미래를 준비하였기에 지금의 자리를 만든 사람들이다. 성공한 이들이 지금 그들의 자녀를 어떻게 키워가는 지를 들여다 보기 바란다. 그들은 지금 당장 하루하루를 걱정하고 자녀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10년 후 자녀의 경쟁력을 걱정하고 오늘 그 기본바탕을 챙겨주고 있다.

10년 후를 내다보기 막연하면 과거를 한번 돌아보자.
30년 전 우리 국가는 이제 막 산업화에 안착한 상태였다. 삼성, 금성이 가전제품을 불티나게 만들고 있었고 현대자동차가 막 태동하여 포니자동차에 열광하던 때였다. 제조업의 시대였다. 제조업의 시대, 정치와 경제는 인맥이 중요했고, 학맥이 중요했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든 좋은 고등학교를 나오고 좋은 대학교를 나오면 그만이었다. 서울대 졸업장만 있으면 삼성,현대 등 대기업에 척척 들어갈 수 있었다. 그 당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전문지식, 영어실력이 덜 중요했다. 서울대라는 학맥, 어느 지역출신이라는 인맥 등이 기업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 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당연히 학벌을 중시하였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고교, 대학교, 지역 등 출신에 따라 모여야만 유리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몰려 다녔다. 새 학기 초에 대학교 교정에는 온통 고교 동문회, 고향 향우회 안내문이 날아 다녔다.
하지만 세상은 무섭게 변하였다.
이제 2010년 대학가에 향우회 안내문은 보물찾기 하듯 드물게 보일 뿐이다. 향우회 따위로 모이는 것은 40대, 50대 들의 사회일 뿐이다. 젊은이들은 메신저로 소통하고, 트위터로 대화하고 있다. 프로 레슬링에 열광하던 세상이 이제 메이저리거 추신수, 재팬리거 김태균을 매일 인터넷으로 만나 보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삼성은 이제 더 이상 국내기업이 아니고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노키아와 경쟁하고, 애플사의 아이폰에 어플리케이션을 공급하면서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기업이 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전세계에 굴러다니고 있고 미국, 유럽 등지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더 이상 한국을 강조하지 않는다. 강조해봤자 규제의 문턱만 높아지고 현지 기업임을 내세워야 유리하니 당연하다. 이제 삼성,현대라는 회사에 그저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합격할 수 있던 시절은 끝났다. 지연 학역을 내세워 국내에서 물건을 팔아먹던 시절이 더 이상 아니다. 글로벌 삼성, 현대에 필요한 인재는 국적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당장 내년, 후년 어떤 대학을 갈 것인가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남들 가듯 그저 무난한 길만 찾아서, 그저 무난한 4년제 대학에만 들어가면 일단 성공일까? 아마 부모 입장에서 친척, 친구들 앞에 부끄럽지는 않을 지 모른다. 하지만 입학하고  3년만 지나면 또 고민이다. 어디에 취직할 것인가? 자녀를 취직고시 앞에 던져두고 또 고민에 빠진다. 그때쯤 되면 다시 영어공부도 아쉽고 그래서 어학연수라도 보내야 한다. 하지만 이때 어학연수는 모든 대학생들이 다녀오는 것이니 앞서가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끌려가면서 하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코앞만 걱정하며 나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소시민적인 자녀 교육 방식이다.
삼성처럼, 성공한 인물들처럼 10년 후를 내다보고 자녀의 미래를 준비시키자. 우리의 자녀들이 소시민으로 남지 않고 세상을 이끄는 훌륭한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면...

애임하이교육(주) 손재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