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프로그램도 아니면서 유학보다 더 주목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유학 프로그램이라면 F(교육)비자를 받지만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자는 J(문화교류)비자를 받는다. 유학 프로그램은 학비를 지불하고 홈스테이 혹은 기숙사비를 지불하고 생활하지만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공립학교에 배정되면 학비도 내지 않고 자원봉사가정에 머물기 때문에 홈스테이비도 지불하지 않고 생활한다.

그런데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경험한 학생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왜 그럴까? 이 프로그램의 유래와 특징을 들여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 교환학생은 1961년 제정된 ‘상호교육문화교류법(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 of 1961)에 바탕을 두고 시작된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미국무부 웹사이트

 http://exchanges.state.gov/jexchanges/programs/hsstudent.html 참조)

당시 세계 각국에서 공산진영과 맞서야 했던 미국 입장에서 자유진영 국가와의 교류를 활성화 하여 세계평화를 공고히 하고 자유진영 국가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그 중에서 청소년 교류를 위하여 교환학생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만 15세 이상 18.5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미국으로 와서 한 학기 또는 1년간 미국 가정에 머물면서 미국 학교를 다니도록 함으로써 미국 가정, 미국 학생들은 외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또 외국에서 온 학생들은 미국의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상호간의 교류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제한을 둔 이유는 학생이 부모의 품으로부터 떨어져 타인의 가정에서 살 수 있을 정도로 독립적이고 성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된 이후 서유럽 학생들을 중심으로 참가자가 점차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매년 2만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몇 년간 해마다 약 2,000명 가까운 학생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국교육을 경험하고 있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유학의 대체수단으로 각광받는 까닭은 바로 ‘안전함’, ’저렴함’, ’영어몰입’이라는 세 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째, 안전성이다. 개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초청받아 떠나게 되므로 학교의 입학 및 체류 기간 중의 안전에 관하여 어떤 유학 프로그램보다 확실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호스트 가정은 국무부의 자격 기준에 따라 쾌적하고 안정적인 가정이어야 하며 경제적으로도 의무를 다할 수 있는 가정이어야 한다. (the family can provide a pleasant and supportive home. It also makes sure that the host family is able to financially meet its hosting obligations.)

둘째, 저렴함이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는 자원봉사 가정에 머물게 된다. 또한 공립학교에 배정될 경우 학비가 무료이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미국 국무부 산하의 비영리재단에 납부하는 약 1000만원 가량의 참가비 이외에는 추가 경비가 없다.

셋째, 영어 몰입환경의 탁월함이다. 일반적으로 유학생이 선호하는 대도시 지역의 학교에 배정된다면 당연히 학교 혹은 도시에서 한국학생과 어울릴 수 밖에 없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정되는 지역은 대부분 중,소 도시로서 한국인이 흔히 가지 않는 곳이 많다. 따라서 일년 동안 한국 학생을 만나지 못하고 지냈다는 경우도 많다. 즉 한국어를 쓸 기회가 없을 정도로 영어몰입환경에 지내기 때문에 영어습득에 있어 매우 유리한 셈이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장점들보다 더 값어치 있는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상에 대한 눈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학생은 오로지 영어, 혹은 진학 만을 목표로 삼지만 교환학생은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떠난다. 그 결과 교환학생은 글로벌한 미국 사회 체험을 통해서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 지 보고 듣고 오게 된다. 또 자원봉사가정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생활태도를 배워서 돌아온다.

만약 영어권 국가로의 연수를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단지 영어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청소년기에 민간외교관이 된다는 자부심과 함께 세상을 보는 안목까지 넓힐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권하고 싶다. 8월은 내년 프로그램 준비를 위한 시작으로 적절한 때이다.